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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에 내가 읽어본 책들의 저자의 이름이 보인다.

그리고 그 동안 투자저서로 좋은 책들을 내왔던 부크온에서 내놓았기에 저절로 보게 된것 같다.


제목이랑 부제도 마음에 들고...


"지표 분석법"

"업종별 핵심 지표를 활용한 최고의 주식 고르는 법"


(저자 소개)


책 내용은 몇가지 살펴볼만한 거시지표 이외엔 자동차, 철강, 비철금속, 건설, 시멘트, 반도체, 정유화학, 항공, 화장품, 유통 각 업종별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지표를 소개하고 과거에 어떠한 흐름이었고 주가가 이에 따라 어떻게 움직였는지 보여주며 왜 그러했을 것인지 해석해나가는 방향이다.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투자에 대한 저자만의 생각도 담겨있어 읽어볼만하다. 한번쯤 읽어볼만하긴한데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좀 달랐던거 같아서 좀 실망스럽기도 했던것 같다.


이유를 간단히 말하자면 '애널리스트 리포트 집합편'같아서다.


책 속에서도 저자는 '애널리스트 리포트 참고로 했다' '이런 부분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좋다'란 이야기를 꽤 자주 한다. 즉, 평소에 그런걸 많이 보고 참고하는것이라 생각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애널리스트 보고서 집합편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책이다.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보면 알지만 그런 것들은 대부분 '참고용'일 뿐, 실제적으로 투자에 효용이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가 없다. 일단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거나, 저평가 여부를 따지는 것등이 아니라 단순히 현재 시황이 어떻게 앞으로 그 시황이 어떻게 변화할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들은 예측가능성이 매우 낮아서 효용성이 그다지 없다. 거기다 대부분 그런 시황이 변동되는 것은 실시간으로 주가에 반영되는경우가 많아서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저자가 쓴 업종별 마무리 할때도 대부분 '중국의 환경정책을 살펴보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를 주목하자' '미국의 정치 상황이...' '중국의 정치현황을 지속적으로...' 같은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은 기업 경쟁력과 상관없이 그저 시황변동이고, 세계 정상들의 권력싸움이라 변동이 심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것이다란 점을 알기가 쉽지 않다.


'XX원재료 가격을 주목하자'같은 부분들도 사실 가격만 주목하는게 아니라 그 가격이 왜 그렇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할거 같은데, 그런 이야기들이 결국 위에서 말한 정치적 형태와 연관지어서 이야기하는게 많은 느낌이라 이런 시황변동을 가지고 투자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맞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불안한점이 비춰지는것 같아서 별로였던거 같다.


왜냐하면 애널리스트 보고서의 예측력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건 이미 꽤 알려진 이야기인데, 한 분야의 업종만을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그 사람들도 예측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판국에 과연 그런 시황변동을 그 사람들보다 더 자세히 파고들어 더 나은 예측을 해낼 수 있을까? 란게 나의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XX핵심 지표 등을 활용해서 한 업종내에서 이런 부분에서 나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그 업종내에서 유망할 것이다' 같은 내용을 기대했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은 아니다. 즉, 본질적으로 기업이 가진 경쟁력을 찾기보다는 위에서도 말했듯 각 시시각각 변하는 시황변동과 그것이 그 업종내 기업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및 각 업종내에 큰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원재료나 사업형태 등을 간략히 보는 식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거 부크온에서 낸 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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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 벤저민 그레이엄, 필립 피셔, 워런 버핏의 투자책을 읽고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저평가된 가치투자도 시도해보고, 성장주 투자도 해봤으며, 평생을 함께할 마음으로 신중한 투자도 해봤다. 그런데 왜 시간이 지날수록 괴리감이 더 커지는 거일까. 나는 그것이 참 궁금했다.


··· ···


돌이켜보니 나는 어떤 것도 갖고 있지 못하다. 안목도 자신감도 신중함도, 이들만큼의 그릇은 애시당초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았다. 인정을 하게 되니 다른 한편 대안도 떠올리게 되었다. 내 그릇의 크기! 이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주가가 하락하면 워런 버핏 흉내를 내지 않고 그냥 막 성질 내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내가 감당할 투자 방법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씩 둘씩 만들어 보았다.


(156 페이지. 재콩의 투자 이야기 - 투자와 연애의 상관관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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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애초에 저자가 가치투자자적 성향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같다. 즉, 이 책은 가치투자적 철학이 강하게 녹여져 쓰여졌다기 보다 '난 이것과는 잘 맞지 않으나 비슷한 형태로 변형해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겠다'라는 관점에서 쓰였다. 그래서 나에겐 좀 그랬던 거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철강과 반도체의 중요공정이나 어떠한 식으로 가공되는지 등의 과정을 간략히 알 수 있었던 건 꽤 도움이 되었던 것 같으나... 근처에 계속 두고 두번, 세번, 네번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꺼내서 읽어볼 생각은 들지 않을듯.


평소에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자주 보고, 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울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