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장세 예측은 왜 번번이 빗나가는 걸까. 나는 장세 예측을 언급할 때면 20세기 초반을 살다간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를 떠올린다. 그 유명한 피셔 방정식과 필립 커브를 창안한 당대 최고의 경제학자. (중략) "적어도 가까운 장래의 증시 전망은 밝다" (중략) 피셔는 주장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돈은 물론이고 누이와 친척의 돈까지 빌려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결국 그는 완벽하게 파산했다.
어떤 결과값을 얻기 위해 A, B, C, D, E, F, G의 7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하자.
A, B 2개 변수의 정확도는 100퍼센트, 나머지는 50퍼센트라고 하자. 이 7가지 변수를 고려한 결과값이 들어맞ㅇ르 확률은 3퍼센트에 불과하다. (중략) 주식시장을 에측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는 얼추 따져도 100가지가 넘을 것이다.
- 18~23 페이지 中
★ 워렌 버핏 같은 거장들이 바텀업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을 전달해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전에 있었던 유명한 거시경제학자들의 실수 및 왜 통계적으로 거시경제를 이용한 장세 예측이 어려운지를 알려주며 개별기업의 분석을 위한 재무제표가 중요한지를 말하며 시작한다.
기본적 회계지식과 함께 투자자적 관점에서 회계를 보는 방법의 중요성을 착실하게 잘 설명하고 있으며 중간중간 버핏이 한 말로 부연설명을 덧붙이고, 설명한 내용을 토대로 실제로 기업을 분석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회계적인 지식을 아주 깊숙하게 파고들어 설명하지 않기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으면서도 투자적 관점에서는 유용성이 상당히 높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2008년에 발간되어 10년이 지난 오래된 책이라 그 동안 회계적 내용이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는 회계에서는 이것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사소한 회계적 표시의 변경이나 나열의 변경 등은 투자자가 활용하는 회계에서는 별 영향이 없다. 그것을 이용해 재무제표를 작성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겠지만... 즉, 지금 읽어도 충분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
만약 이 책을 발간 된 2008년에 읽고 내용을 잘 기억했다면 돈을 벌 기회도 있었다. 저자가 설명한 회계지식을 이용한 사례연구를 진행하면서 분석해놓은 '대한유화'가 그 대상이다.
▶ 요즘 유화업계는 고유가의 직격탄을 받고 있다. 유화업계는 나프타, 프로필렌 등의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일이다. (중략) 이는 대한유화가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없음을 뜻한다. 결국 특별한 촉매가 생기지 않는 한 이 회사 주가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 149~150 페이지 中
★ 위에서 말한 '특별한 촉매'라는 것은 결국 유가의 하락이다. 그런데 2008년 서브프라임이 터지고, 유가가 급락했다. 그 이후에도 남유럽 재정위기 등이 터지면서 경제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원유 수요가 줄어든 것에 더해 '셰일 오일' 등이 개발되어 공급은 증가하면서 유가가 또다시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08년, 2014년 유가가 급락했음을 알 수 있다)
유가가 반토막 넘게 급격하게 하락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유화업계에 있어서 이것은 '특별한 촉매'에 해당한다. 그리고 저자가 책 속에서 직접 그 특별한 촉매에 이익을 볼 수 있는 기업으로 대한유화를 언급해 놓았다. 과연 대한유화의 주가는 어떻게 되었을까?
(2008년 이후 천천히 상승하다가 2010년 크게 상승했으나 유가가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자 다시 하락, 2015년 초부터 다시 상승)
위의 주가 추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가가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 주가가 낮게 유지되다가 급락 후 일정한 시간을 두고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가 얼어붙고 유가가 급락할 때, 오히려 원가가 크게 개선되는 대한유화는 투자의 기회가 발생하는 셈이다.
투자자적 관점에서 회계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이 책을 보면 위의 사례처럼 간접적으로 기업을 심도깊게 분석하는 방법을 알고 무엇이 중요한지 미리 캐치해놓음으로써 이후 발생할 사건들 안에서 투자의 기회를 포착해내는데도 도움을 줄 것 같다. 물론 스스로 분석하지 않았더라도, 저자가 설명한 것만 기억해 놓았더라도 투자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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