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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나는 내 첫 책인 '제러미 시겔의 주식 투자 바이블(Stocks for the Long Run)을 출간했다.

(중략)

그 책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나는 일반 청중과 투자 전문가들 앞에서 강연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렇게 여러 번 강연을 하고 난 후, 두 가지 질문이 내 머리를 맴돌았다. 첫째, 어떤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가? 둘째,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해서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유동자금화할 때 내 포트폴리오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가?

 

- 5 페이지, 머리말 中

 

★ '장기간 보유한다면 최고의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은 주식이라고 시겔은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런 주식 중에서도 최고의 수익을 안겨다 준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을 안고 조사를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2005년 출간된(우리나라에 출간된 것은 2006년) 이 책은 그 당시부터 벌써 베이비부머 등의 은퇴와 인구구조의 변화가 각 국가와 전세계의 경제지형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그리고 대규모 은퇴와 줄어드는 출산율들이 주식같은 자산들의 가격에 어떠한 충격을 줄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책 속에 있는 시겔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

 

(1부~3부는 '성장'과 '수익'을 함께 분석하며 둘은 다른 것임을 강조하고, 가치평가와 배당수익이 왜 중요한지 알린다)

 

(4부는 고령화 현상을 다루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글로벌 경제와 연관지어 찾는다. 5부에선 고수익을 위한 종합정리에 들어간다)

 

책의 주요 내용은 앞선 머리말에 나온 시겔의 품은 의문점에 대한 이야기와 목차에 다 나와 있는데, 시겔이 중요한 내용으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성장률이 높더라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면 오히려 더 낮은 수익률이 나타난다.

2.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은 성장률과 가격을 고려하여 가장 투자하기 좋은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3. 앞으로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쪽으로 경제의 중심이 옮겨갈 것이며 이들의 발전이 고령화되는 서구사회를 떠받들어 줄 것이다.

 

'성장의 함정'을 이야기하는데 대표로 들고 있는 것이 바로 IBM과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영국 BP에 인수됨)의 관계다. 둘 모두 장기간 생존한 기업이지만, 더 빠르게 성장하고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바로 IBM이었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더 옳은 선택으로 돌아왔던 것은 바로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이었는데, 높은 배당수익률에서 기반한 낮은 밸류에이션이 그 원인이었다.

 

성장의 함정은 비단 개개별 주식만이 아니라 특정 국가와 그 나라의 주식시장에도 적용되는데, 1990이후부터 중국이 브라질보다 훨씬 더 높은 GDP성장률을 장기간 유지했지만, 오히려 GDP성장이 낮거나 오히려 (-)를 기록하기도 했던 브라질이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더 높게 나타났다. 중국은 오히려 성장이 이뤄지면서 수익률은 (-)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높은 성장에 대한 과도한 밸류에이션에서 비롯된 '성장의 함정'임을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보고 난 언뜻 떠오른 국가가 바로 '인도'였다. 최근 인도와 관련된 책들을 읽은 영향도 있지만 분명 현재 인도는 과거의 중국처럼 초고속성장에 대한 기대가 부푼국가라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고 있으며, 그로인해 주식의 가치가 결코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왠지 저자가 주장한 중국의 '성장의 함정'이 다시금 재현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저자는 직접적인 주식투자와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각종 경제현안 등 여러가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무역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최근 트럼프 VS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무역전쟁도 조만간 크게 벌어질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역전쟁이 발생할 원인도 이미 다 꿰뚫어 보고 있다. 그리고 과연 무역전쟁을 하는 것이 현명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논리적으로 풀어간다.

 

▶ 분명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도 생겨날 것이다. (중략)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제조업의 일자리는 미국의 북부 지역을 떠나 노동력이 더 싼 남쪽으로 향했다. 20세기 말에는 일자리가 일본으로 이동했고 그 뒤에는 국경을 건너 멕시코로 향했다. (중략)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일자리는 유럽보다 4배나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2,0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 (중략) 수입품의 낮은 가격 이점을 취함으로써 미국인들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고 이러한 여유 자금은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늘려 결국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가져온 것이다. (중략)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와 부를 보호하기 위해 택하는 완전히 그릇된 방안이 바로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과 쿼터 설정이다.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상품 가격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조처로 인한 비용은 막대하다. (중략) 결국 소비자들은 보호무역주의의 높은 비용을 수용하느니 차라리 해임된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미국 소비자에게 값비싼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길을 너무도 쉽게 택해 버린다.

- 324~326 페이지 中

 

★ 역사적으로 보면 무역을 활발히 한 국가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빠르게 발전한다. 이는 무역이 결국 서로간에 도움이 되는 '윈윈'형태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역이 양측에 윈윈이 되는 이유

 

그러나 제러미 시겔은 '더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서로 교환해 최종적으로는 양 국가 모두 구매력이 높아진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그로인해 여유자금이 발생하고 그 것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킨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에 기반해 저자는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무역이 활발한 것이 좋다'라고 말하며 미국 적자를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며 그에 대한 근거로 유럽보다 더 많은 인자리가 생겨났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장에 따르면 현재 트럼프 정부에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은 완전히 잘못된 길로 가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견이 있을 것 같다. 시겔이 존경한다고 하는 버핏과 같은 경우 경상수지 적자를 상당히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특히나 그렇다.

 

그러나 무역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시겔은 전체국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미국'이라는 국가만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며, 현재 미국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 적자를 경계하기보다는 보호무역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버핏도 미국 경상수지를 좋지 않다고 종종 이야기하면서도 달러화 보유를 타국 화폐 보유보다 싫어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시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2018년 지금도 충분히 '투자의 미래'로 불릴만한 책이다. 고령화, 국제화, 무역, 본격 성장을 시작한 인도 등. 직접적 혹은 조금 변환하여 간접적으로 여전히 적용이 가능하다. '역사는 반복된다'가 이 책을 통해서 '경제 현상'에도 어느 정도 들어맞음을 증명한 것 같기도 하다.

 

▶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며 내 대학원 스승이었던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은 "우리는 역사라는 오직 하나의 견본을 갖고 있다."고 했다.

- 251 페이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