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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와 회계의 뉘앙스를 이해해야 한다. 회계는 기업을 표현하는 언어지만, 완전한 언어는 아니다. 그러나 회계(재무제표를 읽고 해석하는 법)를 모르면 자기 스스로 주식을 고를 수 없다." - 워렌 버핏

 

- 23 페이지에서

 

★ 1981년부터 1993년까지 워렌 버핏의 며느리였던 메리와, 버핏을 오랫동안 추종하며 그의 행적을 관찰해온 데이비드 클라크가 버핏이 그가 어떻게 재무제표를 활용하는지를 기존 투자 기업들을 바탕으로 추측하여 펴낸 책이다.

 

버핏의 투자법은 매년 발간하는 주주서한과 주주총회에서 한 이야기들 및 대학 강연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가 말하는 투자법에서 많은 부분은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최대한 파고들어서 책으로 펴냈다는 것에서 워렌의 투자법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투자력을 드높여준다.

 

물론 발간한지가 좀 되었고, 미국회계기준 등의 사용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회계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현재 국내회계기준으로 충분히 변경하여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세 가지를 중심으로 어떤 항목들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 좋은지, 그 집중하는 항목이 어떠한 정도가 되면 좋은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실제로 버핏이 투자한 회사들은 어떤 숫자로 표현되었는지를 알려준다. 내용은 꽤 간단하게 구성되었지만 결코 간단하게 읽고 넘어갈 수가 없는 책이다. 하나하나 마음에 심고 중요한 것은 저절로 기록하게 만든다.

 

브랜드, 인간 등 무형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버핏이지만 그의 투자법을 상세히 살펴보면 밑바탕에는 기본적인 숫자가 깔려 있다. 그의 자서전이나 어린시절의 이야기등을 모아놓은 책을 보면 어린시절부터 숫자와 관련된 놀이를 즐겼고, 여러가지를 숫자로 쓰고 기록하면서 성장해왔다. 아마 지금도 분명히 숫자와 관련된 것에 지대한 관심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의 첫 번째 스승이자 투자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법 역시 그 무엇보다 구체적인 숫자가 중요시되었다.

 

그런데도 버핏이 유명해진 뒤 그의 글과 말에서 숫자와 관련된 이야기보다 무형적가치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가 이런 쪽에 많이 접하게 된 것이 숫자에 대한 것을 접한 이후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최근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마련이다. 워렌 버핏이 유명해지면서 여기저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는 무형적가치에 많이 영향을 받고 있는 시기였기 때문이지, 결코 재무제표의 구체적 숫자들을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니다.

 

회계를 익히고  활용할 줄 아는 것은 일단 기본으로 밑바탕으로 깔고 가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그 밑바탕을 세계 최고의 투자가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면서 아주 큰 주춧돌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읽어보아야 할 필독서 항목이다.

 

그런데 다 좋았지만 논리적으로 왠지 취약하다 싶은 부분이 존재한다. 한 가지 책 내용 중에서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평가하는 법'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점이 드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써놓은 적정주가를 구하는 방식은 '할인율'이 커질수록 오히려 기업의 적정주가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과연 맞는 추측법일까?

 

▶ 본문과 예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매수 당시 주식의 내재가치를 구하는 공식은 '매수가(매수 시점의 주가) × 할인율 × 매수 당시의 PER'이 된다.

 

- 221 페이지 中

 

★ 할인율은 매수 당시 PER의 역수인 초기수익률과 당시 기업의 장기금리의 합으로 구하라고 하는데, 이에 따르면 기업금리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적정주가가 높아진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아졌다면 당연히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이 맞을텐데 이 적정주가 공식에 따르면 오히려 금리가 높아질수록 주식에 더 많은 투자금을 넣어야 한다.

 

쉽게 납득이 안 되는 것 같다. 내가 무언가를 놓친 것일까?...

 

개인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지만 재무제표를 바라보는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나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